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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남자에 대한 잡설.

 

싸이월드 다이어리에 한참 끄적대고 있었다. 대략 두시간정도?
좀 더 쓰고싶었는데 이야기의 본제에서 벗어나는듯한 기분이 들어 적당히 마무리하고 올려야지, 하고 확인을 클릭하는 순간,

'싸이월드 정기점검중입니다'


아, 이 강렬한 기시감은 뭘까..



요새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꽃보다 남자'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 정말 요즘 드라마는 그냥 욕하는 맛으로 보게 되는가 보다, 라고 생각했다. 물론 보면서도 장면장면마다 욕이 나왔고.


일반적으로 5층 정도 이상의 높이에서 물을 채운 풍선을 자동차 본넷 위에 떨어뜨리면 그 충격으로 본넷이 우그러진다.

그럼, 연출된 장면인지라 정확히 어느 높이에서인지는 모르겠다만, 최소 2층 높이라고 가정한다손 쳐도 물컹한 물풍선이 아니라 단단한 화분이 떨어진다고 한다면?


그것도 사람 머리 위로.


층이 높아질수록 조준은 힘들어지지만 파괴력이 높아지므로, 물풍선의 예로 들었던 5층정도만 되어도 맞추기만 하면 좋게 말해 두개골 함몰, 식사중인 분들을 생각해 완곡하게 돌려말하자면 '산산조각 & 피떡칠 및 바닥 도배'는 너끈할 것이다.

반대로 2층정도의 높이라면, 웬만한 개발이 아닌 이상에야 노리고 던져주면 머리정도는 맞추겠지.


어느 상황이건 살인미수다.


뭐, '꽃보다 남자'야 그 막장성으로 이미 너무나도 유명하니, 고등학생이 자동차를 끌고다닌다던지, 오토바이를 모는건 위법이 아닐수도 있지만 안전헬멧을 쓴 채로 핸드폰을 대고 통화를 시도하는 병신짓을 하고, 사람을 교실에다 가둬두곤 어디서 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꼭 연막수류탄에다가 검은 락카칠을 해 놓은 듯한 연막탄을 터트린다는 등의 일은 그냥 언급만 하고 넘어가자.

...실제 연막수류탄 냄새는 약간의 매캐한 냄새, 약품냄새와 함께, 주로 설탕이 캐러멜화 할 때 나는 은근히 중독성 있는 달짝지근한 냄새가 나지만, 거기서는 기침을 해댔으니 그건 아닌거 같다 (...)


여튼, 원래 웬만한 프로는 욕을 하면서 보는 나쁜 버릇이 있는지라, 좌중이 불쾌해질 정도로 욕을 해대다 보니 살짝 드는 의문점이 있었다. 지금 '꽃보다 남자'.. 꽃남은 정확하게 어떤 면에서 욕을 쳐먹고 있는 것일까. 신데렐라 플롯은 다른 드라마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소재이며, 개중에는 굳이 나쁜 말을 들어야 할 점이 없는 드라마도 많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제외해도 좋을것이다. 그럼?


대개 사람은 대상에 대한 인상적인 한 면모를 인식한 이후로는 그 대상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를 그 면모에 따라 내리며, 그 평가에 걸맞는 새로운 정보를 더욱 선호하여 받아들이는 성향이 있으므로, 꽃남이 욕을먹는 주된 이유는 종종 보이는 과장된 장면, 그것도 현재 한국사회에서 표면적으로는 규범에 어긋나는 행위에 해당하는 장면에 대한 묘사 때문이다.

웃긴건, 역설적으로 '만화기반이고, 드라마라서 과장이 섞인 것이다. 드라마는 드라마일뿐 오해하지 말자.' 라고 옹호되곤 하는 이런 장면들이야말로 높은 시청률의 일등공신이라는 것이다. 왜냐, 그 장면들이 과장되면 과장될수록, 그리고 막장이면 막장일수록, 시청자의 욕망을 더욱 쉽게 충족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소비하는 자는 기본적으로 그것을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다. 물론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개 자체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으며, '그것을 소비하는 행위' 자체가 사회적인 인정을 얻어낼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라면, 소비행위는 '이야기'의 내용에 상관없이 '이야기를 소비하는 모습을 외부에 보이는 것'으로 사회적 인정을 얻어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전락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더욱 일반적인 경우, 즉 '내용' 자체를 소비할 때, 사람은 거기서 무엇을 얻는가.


대리만족이다.


일반적인 묘사로는 공감대 형성,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감정이입. 즉, 이야기에서 묘사되는 상황과 주인공이 마음에 든다면 그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 하여 대리만족을 얻으며, 상황과 주인공이 이루 말할수 없는 악화일로만을 걷는다면 그것과 자신의 상황을 비교해가며 얻는 상대적인 우월감, 혹은 감성을 자극하는 장면에서, 이루 말할수 없는 자신의 상황과 연결지어 느끼는 카타르시스.

이걸 인정하건, 인정치 않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얻는 만족감을 위해서 이야기를 소비한다.


이러한 점에서 볼때.

나름 가난한 주인공의 당치도 않은 신분상승

문자 그대로 말도 안되는 방식으로 주인공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이걸 이겨내는 주인공'

장면장면마다 어처구니없는 반응, 심하게 말하면 '유아틱한' 행동을 보여주곤 하지만, 어쩔수 없이 돈과 권력을 소지한 상대역들.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주인공을 적대하는 세력에게 함께 욕을 하며 보기 딱 좋지 않은가.

상대역들은 또 어떤가. 우리는 항상 '졸부' 에 대해서는 욕을 한다. 그들의, 까고말해 '애같은' 행동패턴과 쓰잘데기 없이 돈을 들이부어대는 행태는 졸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졸부에게 욕을하는 우리 역시 돈과 권력을 마다하지는 않는다. 즉, 평소엔 욕을 해대면서도 졸부를 시켜준다고 하면 마다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드라마에 있어 '졸부' 상대역들은 시청자들이 마구 욕을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기 좋으면서도, 그들 내부에 있는 욕망을 은근히 자극시키기도 하는 아주 좋은 도구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부가적으로, 그 '판타지스러움' 만은 보고있기 꽤 즐거웠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졸부를 추종하는 우민들의 떳떳한 공식적 이지메 파티에 이어, 살인미수등등을 보고있자니 참 장면장면마다 자극을 받아 몸과 마음이 새로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뭐 여튼, 결국 꽃남은 우주의 판타지급인 설정으로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카타르시스를 선사해 주고 있으며, 높은 시청률은 그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청자들이 욕을 하건 말건.

by 몽환포영 | 2009/02/11 02:46 | 영양가 없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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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바코 at 2009/02/11 03:10
랜덤타고 굴러들어왔습니다^^;;;

혹시 예전에 동방프로젝트 팬픽을 쓰셨나요?

개인적으로 동프는 굉장히 좋아한답니다^^(어저라고;;)

링크시청합니다^^
Commented by 몽환포영 at 2009/02/11 03:13
몇개 불법으로 번역한답시고 끄적댄 물건은 있지만, 직접 팬픽을 써본 기억은 없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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